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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의 생활화, 생활의 예배화 로마서 12:1-2

아들과 함께한 저녁(4/21)

      지난 목요일 큰 아이와 외식을 했습니다. 그 아이와 제가 단둘이 식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지난 해 여름부터 1박 2일이라도 여행을 같이 하면서 그 아이의 이야기도 들어주고, 무엇보다도 아빠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아내가 부탁했었습니다. 생각은 늘 하고 있었지만, 무엇이 그렇게도 분주한 지 도무지 시간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벼르고 별렀지만 여행은 포기하고 더 늦기 전에 아쉬운 대로 저녁식사라도 함께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족끼리 함께 한 시간은 있어도 그 아이와 단둘이 함께 있는 시간은 처음인지라 예상대로 처음에는 분위기가 좀 썰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에게 열심히 말을 붙이고 나름 우스갯소리도 해 보았습니다.

 

     식당과 메뉴에 대한 모든 결정권을 아이에게 주어 최대한 이 저녁이 자기를 위한 만찬임을 느끼게 했습니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설렁한 분위기가 바뀌어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이는 제게 목사로 사는 지금의 삶이 만족스러운지를 물었습니다. 저는 예수 믿는 것 자체가 굉장한 축복이고 특권이라는 사실을 제 경험을 통해 말해 주었습니다. 목사로 살다보면, 실망스러운 때도 없지 않지만, 그래도 행복한 때가 더 많다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아이는 자기의 신앙적인 고민과 학업, 그리고 살고 싶은 삶에 대해 비교적 솔직하게 말해 주었습니다. 집에서는 나눌 수 없는 이야기를 둘이 나누면서 저는 참 많이 감사했고 많이 놀랐습니다. 자식인지라 늘 어린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생각도 깊어가고 철이 들어가고 있는 것 같아 참 대견스러웠습니다.

 

     그 아이는 저를 아빠라고 불러준 첫 아이였고, 저는 그 아이의 초보 아빠였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대함에 있어 실수가 참 많았습니다. 때로는 필요 이상으로 엄해서, 때로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아이에게 상처를 준적도 있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와 함께 보낸 시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고백컨대 저는 그 아이에게 빵점짜리 아빠였습니다. 그래도 아비를 원망하지 않고 잘 잘라주는 것 같아 아이에게 너무나도 고마웠습니다. 이 또한 하늘 아버지의 세심한 돌보심임을 알기에 감격했습니다. 가을에는 딸아이와 함께 만찬을 나누어 볼까합니다.

 

목양실에서 허 목사 


해외한인장로회 뉴욕한인연합교회 United Korean Church of New Y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