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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의 생활화, 생활의 예배화 로마서 12:1-2

신앙적인 단순함을 회복합시다!!(3/16)

 지난 금요일 오후에 저희 딸 예원이의 학교 친구들 몇 명이 저희 집에 놀러왔습니다. 서재에 있는 제 귓가에 한껏 목청을 높인 아이들의 말소리, 손뼉 치는 소리, 자지러지는 웃음소리가 1분이 멀다하고 끊이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무슨 놀이를 하기에 저렇게 재미있어할까!'궁금해서 슬쩍 가 봤더니 그냥 소파에 앉아 자기들끼리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한 아이가 이야기 하면 다른 아이가 받아서 이야기를 하고, 상대의 말하는 모습과 억양을 흉내 내며 박장대소했습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서로의 이야기에 몰입이 되어 있었는지 제가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것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이 참 부러웠습니다. 저는 아이들의 흥을 깰까봐 조심하며 발뒤꿈치를 들고 살며시 서재로 돌아왔습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어릴 때의 단순함을 잃어버립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 비해 생각이 많고 복잡해서 쓸데없는 걱정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어른들의 대화는 필요이상으로 진지하고 무거울 때가 많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신앙적인 단순함도 상실해서 마땅히 감사해야 하고 기뻐해야 할 것들을 당연한 것으로 마땅히 누려야 할 것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많은 은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아무것도 받은 것이 없는 사람처럼 감사에 인색합니다.

 

그런데 신앙의 위인들의 공통점은 신앙적으로 참 소박하고 단순하다는 겁니다.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기 때문에 주님의 사랑을 아주 구체적으로 느끼고 누릴 수 있었고, 단순함을 읽어버린 사람은 알지 못하는 기쁨과 평화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캐톨릭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김수환 추기경의 "세상사는 이야기"라는 책을 읽으면서 그분의 인간적인 소박함과 신앙적인 단순함에 감탄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순절을 보내며 잃어버린 신앙적인 단순함을 조금이라도 회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소한 것에서도 주님의 사랑을 느끼고 감사하는 영적인 민감함을 회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엄마 품에 안겨 있는 어린아이가 엄마의 젖을 원하듯, 신령한 말씀을 사모하고, 주변의 환경과 무관하게 느끼는 어린아이의 평화를 조금이라고 회복하는 사순절 기간이면 참 좋겠습니다.

 

목양실에서 허 목사

해외한인장로회 뉴욕한인연합교회 United Korean Church of New Y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