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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의 생활화, 생활의 예배화 로마서 12:1-2

장애는 창조의 도구(6/1)

 

저는 지금 충청북도 청원에 있는 운보의 집에 와 있습니다. 운보는 고 김기창 화백의 호입니다. 오전에는 선산에 다녀오고 오후에 시간을 좀 내서 마음은 있었지만, 그냥 지나치기만 했던 운보의 집을 일부러 찾았습니다.

 

1981년 운보 나이 71세 때, 그는 이곳에 집을 짓고, 소천 할 때까지 마지막 17년여 동안 마지막 예술혼을 불태웠다고 합니다. 고풍스러운 전통 한옥, 비단 잉어가 살고 있는 연못 그 옆에 정자, 소나무와 향나무, 아름다운 꽃과 기묘한 여러 분재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 정원의 조화는 마치 살아 있는 운보의 그림을 보는 것 같습니다. 실내에는 운보의 작업실과 작업도구들 심지어 침실까지 잘 정돈되어 그의 채취를 느끼게 합니다.

 

운보의 집 입구에 '운보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글이 새겨진 커다란 바위가 눈길을 끕니다. 그 글에서 운보는 당신이 가졌던 청각장애로 인해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자유 할 수 있었고, 대 자연의 주인이신 창조주와 더 깊은 교감을 통해 예술적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마음껏 말하지 못했다는 것뿐이라고 적었습니다. 운보에게 청각장애는 불편한 것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위대한 창조의 도구였다는 겁니다. 63세 때 아내 우향 화백을 여윈 외로움 또한 또 다른 창작의 도구가 되었던 겁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다 주시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 없고, 기도제목이 없는 가정이 없습니다. 운보의 집 툇마루에 걸터앉아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을 천천히 마시며 고단했을 그의 삶을 상상해 봅니다. 눈에 들어오는 운보의 그림이 더 새롭게 보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친구들의 가정이나 교회에도 부족이 있고, 그래서 기도했고, 더 깊은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정말로 예수 믿는 사람들에게 장애는 장애가 아니라, 하나님께로 더 나아가게 하고 의지하게 하고 자신과 상황을 위대하게 변화시키는 도구라는 사실을 운보의 집에서 새삼 느낍니다.

 

충북 청원 운보의 집에서 허 목사

해외한인장로회 뉴욕한인연합교회 United Korean Church of New Y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