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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의 생활화, 생활의 예배화 로마서 12:1-2

열매를 얻는 기쁨(6/29)

금년 들어 처음으로 삼일에 걸쳐 오이를 열 개를 수확했습니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올해 오이도 과즙이 풍부하고 사각사각한 것이 맛이 아주 그만입니다. 물을 충분히 주어서인지 오이 꽁지까지 먹어도 쓰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사먹는 오이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오이 특유의 진한 향이 기분까지 상쾌하게 합니다.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오이의 향을 맡으며 공복에 먹는 오이의 맛이 참 특별한데, 그 기쁨을 올해도 누릴 수 있어 행복합니다.

 

비록 화분 몇 개 크기의 작은 땅이지만, 열매를 기대하며 땅을 일구고 거름을 넣고 모종을 심었습니다. 새들이 어린 모종을 잘라 먹을 까봐 비닐을 씌워 주었습니다. 교회 아이들이 놀다가 모종을 상하게 했을까봐 주일 오후에는 더 세심하게 살폈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한두 번은 꼭 물을 주고 잡초가 자라기 무섭게 뽑아 주었습니다. 그러기를 달 반, 이제 기대대로 탐스럽고 싱그러운 열매로 그 수고를 보상 받고 있습니다.

 

작은 수고지만, 그 대가를 받으며 어릴 때, 아버지께서 하신 "땅은 절대로 거짓말 하지 않는다."말씀이 생각납니다. 모든 것이 참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거짓말하지 않는 땅도 신기하고, 엄지손가락 크기의 오이 모종이 어떻게 두 달도 안 되어 온 담을 덮을 정도로 클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저렇게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지 참 기적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열매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오이 넝쿨들이 위대해 보입니다. 잎만 무성할 뿐 아무런 열매가 없는 무가치한 존재가 아니라, 마디마다 어김없이 성냥개비만한 작은 열매들을 맺혀 놓고 부지런히 키워 가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 가는 듯합니다. 그래서 기대하게하고 수고하게 합니다.

 

오이를 가꾸며 열매를 얻는 기쁨이 참 특별하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느끼게 합니다. 무엇보다도 수고에 대해 열매로 응답하게 하는 하나님의 자연은총이 손바닥만 한 저희 집 뒤뜰에서도 변함없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그래서 감사하게 합니다.

 

목양실에서 허 목사

해외한인장로회 뉴욕한인연합교회 United Korean Church of New Y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