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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의 생활화, 생활의 예배화 로마서 12:1-2

든자리 난자리(3/15)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는 옛말을 요즘처럼 실감하는 때가 또 있어나! 싶습니다. 김만수 장로님 부부가 한국으로 떠나시기 전에 저도 다른 분들처럼 속으로 저분들의 빈자리가 참 클텐데... 하는 생각을 했지만, 현실이 되고 보니 그분들의 빈자리가 생각보다 더 크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특별히 새벽기도회 시간이면 더 그렇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추울 때나 더울 때나, 심지어 몸이 편찮으실 때도 언제나 그 시간 그 자리를 지키시고 늘 기도하시던 모습이 참 익숙해서 덩그러니 남아 있는 그 자리가 아직도 많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김 장로님 부부가 기도하시는 모습을 뵐 때 마다 저분들의 기도에 당연히 저와 저희 가정이 있고, 우리교회가 있을 것을 의심하지 않아 늘 마음이 든든했습니다. 그래서 난 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모양입니다.

김만수 장로님 부부의 난 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또 하나의 이유는 좀 부끄럽지만, 그분들의 마지막 모습이 지극히 정상적이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다가 합당한 이유로 교회를 떠나야 할 때는 같은 믿음의 지체들로부터 박수를 받으며 나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인데, 그 동안 우리교회가 분열을 경험하면서 그렇게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일들이 드물었습니다. 그래서 정상적인 일들이 더 빛나 보여 그 분들의 난 자리가 더 커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우리교회에서 비정상적인 일들이 정상이 되고 정상적인 일들이 비정상이 되는 혼동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난 자리가 커 보이는 것은 익숙하기 때문이고, 든 자리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것은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처음에 잘 표시나지 않는 든 자리도 세월이 지나면서 익숙해지고 그 든 자리가 난 자리가 될 때, 더 커 보이고 아쉬워 보입니다. 역사는 계속 든 자리를 통해 이어집니다. 우리 교회도 지금까지 잘 표시나지는 않지만, 계속 이어지는 든 자리로 인해 교회의 기능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발전했습니다. 그래서 난 자리의 아쉬움도 든 자리의 주인공으로 인해 차츰 잊어가는 것 같습니다.

목양실에서 허 목사

해외한인장로회 뉴욕한인연합교회 United Korean Church of New Y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