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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의 생활화, 생활의 예배화 로마서 12:1-2

자연에서 배우는 엄격함(3/29)

올 겨울은 특이하게도 가장 춥다는 1월은 별로 춥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추위를 싫어하는 저는 올 겨울은 이렇게 지나가나 싶어 내심 안도했었는데, 웬걸 2월부터 기록적인 한파가 연일 계속 되어 거의 3월 중순까지도 동장군이 맹위를 떨쳤습니다. 지난 20일에는 때 아닌 눈까지 내려 참 당황스러웠습니다. 정말 이러다가 봄이 오지 않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왔습니다. 겨우내 쌓인 눈이 그대로 얼어붙어 엉금엉금 기게 했던 저희 집 뒤뜰의 두꺼운 얼음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화분 몇 개 합쳐 놓은 것 만한 작은 텃밭에는 연두색 새싹들이 움트고 있습니다. 이런 어김없는 계절의 변화를 통해 자연의 엄격함을 배웁니다.

시간이 흐르기 시작한 이후에 단 하루의 예외도 없이 아침이 되고 저녁이 되어 하루가 갔고, 또 네 계절이 순서를 따라 변함으로 한 해가 갔습니다.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는 인간도 이 엄격함의 예외였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어린아이가 늘 어린 아이로만 존재한 경우도 없었고, 청소년이 늘 청소년으로만 존재한 경우도 없었습니다. 어릴 때, 저희 할머니께서 "나는 뭐 처음부터 이렇게 늙었는지 아냐?"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 노인으로 태어나 노인으로 살다가 세상을 떠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사람은 예외 없이 어린아이로 태어나 자라서 청소년이 되고, 더 세월이 지나 장년이 되고 노년기를 거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면 그 빈자리를 다른 사람들이 채우며 역사는 끊임없이 어어 졌습니다.

자연의 이 엄격함을 이해한다면, 사람이 나이 들어가는 것과 죽어 이 땅을 떠나는 것이 절대로 억울한 일이 아니라,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사실을 아주 쉽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어리석어서 이런 자연의 엄격함을 거스르고 마치 영원히 존재할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래서 과도한 욕심을 부려 소유만 할 뿐 그 소유를 자신도 누리지 못하고 남도 누리지 못하게 합니다. 자연의 엄격함을 이해하며 살아 있을 때에는 마음껏 살아있음에 행복해하고 세상을 떠날 때에는 억지로 기구의 도움을 받아 의미 없이 수명을 연장하려 하지 말고 미련 없이 세상을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그러려면 지금이 행복하고 좋아야 하지 않을까요?

목양실에서 허 목사자

해외한인장로회 뉴욕한인연합교회 United Korean Church of New Y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