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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의 생활화, 생활의 예배화 로마서 12:1-2

수명을 다했다는 말이 주는 공포(5/31)

일전에 어떤 분이 배터리를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수명이 다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은 아주 일상적인 말인데도, 그 날은 특별하게 그 말에 작은 공포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언젠가 나도 쓸모가 없어져서 저렇게 버림받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수명을 다했다'는 말을 참 자주합니다. 잘 쓸리지 않는 오래된 빗자루를 버리면서도 그 말을 하고, 잘 나오지 않는 볼펜을 버리면서 도 그 말을 합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도 물건처럼 젊어서는 그 쓰임새가 참 많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쓰임새가 줄어듭니다. 사람이 나이 들어 어느 날 갑자기 자기가 더 이상 쓸모없는 사람이 되었다고 느끼면, 삶의 의욕이 떨어지고 생애착도 줄어든다고 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일하던 남자들이 은퇴하고 나면 빨리 늙고, 또 쉽게 죽기도 한다고 합니다. 남자와 여자를 비교했을 때, 여자들보다 남자들의 쓰임새가 훨씬 더 짧습니다. 여자들은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습니다. 자녀들의 집에 가서 청소도 할 수 있고, 음식도 할 수 있고, 아이들도 봐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자기 몫을 거뜬히 해냅니다. 그러나 남자들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할 일이 마땅치 않습니다. 특별히 젊어서부터 자기 일에만 몰두해서 다른 일에 서툰 사람일수록 더 그럴 수 있습니다.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자신을 계속 쓸모 있는 사람이 되게 하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일을 배우고 시도해야 합니다. 남자라서 못한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간단한 음식도 하고, 청소도 하고, 설거지도 해야 하고 컴퓨터도 열심히 배워서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몸은 21세기 미국에 살면서도 생각은 19세기 조선에 살아서 스스로 남자의 일과 여자의 일을 구분하고 전혀 집안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을 더 쓸모 있게 하는데 가장 큰 적입니다. 계속 자신의 쓰임새를 키워나가서 마지막까지 다른 사람들의 짐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짐을 조금이라도 지어 주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자신의 쓰임새를 키워나는 사람은 자신을 긍정하게 되어 마음도 몸도 건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행복하고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할 수 있습니다.

목양실에서 허 목사

해외한인장로회 뉴욕한인연합교회 United Korean Church of New Y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