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KCNY

예배의 생활화, 생활의 예배화 로마서 12:1-2

기록된다는것의 두려움 02.18.2018

연초에 전화기를 바꾸고 다양하고 복잡한 전화기의 기능을 많이 모르고 지냈습니다. 그러다 최근에 우연히 전화기에 하루에 몇 보를 걸었는지가 기록되는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전화기는 제 허락도 없이 제가 하루에 몇 보를 걸었는지를 매일 기록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별, 주별, 월별 통계까지 보여줍니다. 그 뿐 아니라, 그런 데이터를 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그래프로도 보여 줍니다. 물론 전화기의 기록이 제가 걷는 것의 전부는 아닙니다. 제가 전화기를 몸에 지니고 있지 않을 때 걷는 것은 기록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전화기의 기록을 신뢰할 만한 것은 전화기를 몸에 지니고 다니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걸음의 기록’은 제 삶의 지극히 일부분의 기록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기록을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것은 적지 않은 미래의 제 모습을 암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기록은 단번에 제가 걷는 걸음이 건강에 좋다는 하루 만보에 크게 모자란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지금의 이 기록이 훗날 제 건강을 암시한다는 생각이 들어 좀 두렵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요 며칠은 의도적으로 걸으며 하루에 만보 이상을 채워가고 있습니다. 수시로 확인이 가능한 전화기의 기능 때문에 하루에 만보 이상 걷기는 작심삼일로 끝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의 일상이 전화기만큼 객관적이지는 않지만,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에게 기록됩니다. 우리의 일상을 보며 다른 사람들이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고 판단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기억에 기록되는 우리에 대한 평가는 전화기의 기록과 달라 항상 확인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어떤 계기로 그 기록이 드러날 때는 좀 당황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필요이상으로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연연해서 살 필요는 없지만, 꼭 의식하고 살아야 할 기록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주님의 기록일 것입니다. 기록에 근거한 주님의 평가는 우리 삶의 성패를 포함한 모든 것을 말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내 삶의 일부가 객관적인 수치로 기록된다는 것이 두렵습니다.

목양실에서 허목사

해외한인장로회 뉴욕한인연합교회 United Korean Church of New Y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