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KCNY

예배의 생활화, 생활의 예배화 로마서 12:1-2

Gray 09.02.2018

일전에 관공서에서 일을 보는데 해당 직원이 작성한 서류를 내밀며

검토하고 이상이 없으면 싸인해서 돌려달라고 했습니다. 다른 것은 다 이상이

없었는데 Hair Color를 기록하는 란에 Gray라고 적어 놓은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내가 동양 사람인데 머리카락이 당연히 검은 색이지 어떻게

회색이야?’하는 생각이 들어 직원이 실수 했다고 순간 단정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좀 언짢았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제 머리카락을 검정색 외에 다른

색깔로 생각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좀 당황스러워 검정색으로

고쳐달라고 하려다가 순간 직원의 눈에는 회색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뜩 들어 서류에 말없이 싸인하고 돌려주었습니다.

일을 마치고 화장실에서 손을 씻으며 거울을 보는데 제 눈에도 제

머리카락은 검정색보다는 회색에 더 가까워보였습니다. 그냥 말없이 싸인해

주고 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 안도했습니다. 어느 선배 목사님께서 처음

담임 목사로 부임할 때는 주변에서 하도 ‘젊은 목사’라는 말을 많이 해서 듣기

싫었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젊은 목사라는 말이 들리지

않더랍니다. 저도 8년 전에 우리교회에 부임할 때는 주변에서 “

담임목사님이세요?”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담임 목사치고는 좀 젊어

보인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제게 젊은 목사라고 말하는 이들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싫어하거나 감추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그것은 부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봄에는 꽃이 피고, 여름에는 열매를

맺어가고 가을에는 탐스러운 열매를 맺는 것이 참 자연스러운 것이듯, 사람의

외모도 나이에 걸맞게 변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또 봄에 피는

꽃도 참 아름답지만, 곱게 물든 가을 단풍은 그보다 더 아름답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럼에도 제 머리 색깔을 Gray라고 본 직원에게 당황한 것은 저의

신체 변화에 제 생각이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고 또 나이에 걸 맞는 열매가

제게 없기 때문이라는 좀 서글픈 생각이 듭니다. 목양실에서 허목사

해외한인장로회 뉴욕한인연합교회 United Korean Church of New Y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