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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나라는 너희안에 있느니라 누가복음 17:21

담설전정 12.30.2018

일전에 정호승 시인의 산문집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를 읽다가

담설전정이라는 말이 마음에 꽂혔습니다. 빈 종이에 담설전정이이라는 말을 꽤 여러 번

써보기도 했습니다. 짊어질 담, 눈 설, 메울 전, 우물 정, 즉 눈을 짊어지고 그 눈으로

우물을 메운다는 뜻입니다. 즉 눈으로 우물을 메우는 자세로 공부하라는 뜻입니다.

공부하면서 티내지 말고 겸손하며 생각만큼 지식이 쌓이지 않아도 실망하지 말고

꾸준하게 자기를 만들어 가라는 의미입니다. 그 글귀를 새기면서 저는 담설전정과는

반대되는 자세로 살았다는 자책이 들었습니다. 상급학교에 진할 때마다 필요한 정도만

공부하고 그 과정이 지나면 거의 다 잊기를 반복한 것 같습니다.

욕심이 너무 많아 공부한 것에 비해 더 많은 진보가 있기를 바라고, 기대한

만큼의 성과가 없으면 나름 실망도 많이 하는 편입니다. 대가를 제대로 치루고 소중한

지식을 얻기 보다는 인스턴트 음식처럼 당장 사용하다고 버리는 지식을 얻기에 더

시간을 쓴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담설전정이라는 말에 온 정신을 빼앗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담설전정의 자세로 서두르지 않고 특별히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고

꾸준히 묵묵히 저 자신을 가꾸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전에 드럼프 대통령이 한 말을 글에서 읽었습니다. 드럼프는 자신을

비즈니스맨이라고 규정하면서 사업 때문에 너무 바빠 하루에 4시간 밖에 책을 못

읽는다고 아쉬워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춘추시대 손무라는 사람이 쓴 ‘손자병법’과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젊은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드럼프의

말을 들으면서 참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함부로 그를 평가한 것도 죄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은 정말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누군가로부터 들었던 말, 하버드 대학교 졸업장 보다 더 위대한 졸업장은

독서하는 습관이며 독서하지 않는 사람들은 독서하는 사람들에게 재배 받고 산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새해에도 담설전정의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고 올

해보다 조금 더 나은 모습으로 살 수 있었으면 합니다.

목양실에서 허목사

해외한인장로회 뉴욕한인연합교회 United Korean Church of New Y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