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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에세이] ‘태양아래’를 보며 느껴지는 씁쓸함(7/10)

최근에 러시아의 비탈리 만스키라는 감독이 만든 '태양아래'라는 북한 영화를
봤습니다. 만스키 감독이 자신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세대가 경험했던 사회주의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북한에 갔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만스키 감독은 북한 당국의
협조 하에 영화를 찍었는데, 알고 보니, 모든 것이 철저하게 당국에 의해 연출
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만스키 감독은 북한 당국을 속여
당국에 의해 연출되고 지시되는 과정을 찍고 그것을 편집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만스키 감독은 북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연극 무대이며
북한의 주민들은 대본대로 움직이는 배우와 같다는 말을 했습니다.

영화의 내용이나 만스키 감독의 말이 제게는 새롭지도 낯설지도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장학사 앞에서 연구 수업 한다고 두 주 이상 준비해서 했던
참 억색한 수업이 생각났습니다. 그 때 선생님의 멘트, 학생들의 질문, 다른
아이들의 반응은 사전에 다 짜인 것이었습니다. 각본대로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도 평소와 많이 달랐고, 여러 번 연습을 했지만 아이들의 질문도
어색했습니다. 또 제가 군에 입대해서 군대 논산 훈련소에서 신병교육을 받을
때, 훈련병들의 훈련 내용과 무관하게 훈련병들의 훈련 내용과 결과를 엉터리로
기록하고 통계를 냈던 일에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처음 미국에 와서 저희 아이들이 학교에서 하는 행사를 보고 아이들답고
자연스럽다는 생각보다는 왠지 무질서 하고 잘 준비 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과 다르게 보이기 위해 마치 다른 사람인 것처럼 일종의 연극하는 것이
아직도 제게 어색하지 않다는 것이 참 씁쓸합니다. 누구 앞에서든 나를 표현하고
그런 나를 사랑하는 그런 자연스러움이 우리의 일상의 모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특별히 하나님을 섬기면서 다른 사람들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지어주신 모습 그대로 자연스럽게 주님을 섬겼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하나님
앞에서 만큼은 내가 마치 다른 사람인 것처럼 연극하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는 그
씁쓸함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목양실에서 허 목사

-- 작성자: www.ukcny.org , 날짜: 7/09/2016 07:36:00 오전 , 이 글의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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